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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영향으로 지방사립대 출신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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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지난해 취업시장의 최대 화두는 블라인드 채용이었습니다. 그 영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해 하반기 대졸신입사원들의 출신 대학은 지방사립대학(31.8%)이 서울·수도권 대학(4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표적인 어학스펙의 하나인 토익(TOEIC)점수는 평균 733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1점이나 떨어졌습니다. 공무원은 7급 공채 영어기준 700점, 공기업들도 최저기준으로 650~700점을 제시한 기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 104곳의 ‘신입사원 스펙’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이를 보면 신입사원들의 평균 학점은 3.5점(4.5만점)이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3.3~3.6점 미만’(35.6%), ‘3.6~3.9점 미만’(26%), ‘3.0~3.3점 미만’(19.2%) 등으로 3.0~3.9점대가 80.8%로 가장 많았습니다. 심지어 3.0점 미만자도 8.7%가 합격했습니다. 오히려 너무 학점이 좋은 4.2점이상자는 1.9%밖에 안됐습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 절반은 “3.0점 이상이면 더 이상 학점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토익점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사원 10명중 4명(37.6%)의 토익점수는 600~750점대였습니다. 만점에 가까운 950점이상을 취득한 신입사원은 3.1%에 불과했고, 600점미만자도 4.7%나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토익점수를 변별력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영어말하기 점수인 토익스피킹의 평균 등급은 5.8로 상반기 합격자들보다 0.2점 약간 올랐습니다. 기업들이 갈수록 단순한 어학점수보다는 영어구사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것이죠.

신입사원들의 89.4%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갯수는 평균 2개이상이네요. 기업들이 자격증 보유를 채용에서 반영하는 직무는 ‘제조/생산’(22.8%, 복수응답), ‘재무/회계’(20.3%), ‘서비스’(16.5%), ‘연구개발’(15.2%), ‘영업/영업관리’(13.9%), ‘인사/총무’(12.7%), ‘IT/정보통신’(11.4%) 등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항목은 많은 지방사립대 출신들이 신입사원 대열에 합류했다는 사실입니다. 무려 31.8%에 달합니다. 이른바 스카이(SKY) 등 명문대학(4.5%)이나 ‘지방 거점 국립 대학’(15.5%), ‘해외 대학’(3.9%)보다 많습니다. 최근 공기업들의 지방혁신도시 이전과 함께 정부의 지역인재 채용 목표·할당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올해 18%에서 매년 3%씩 올려 2022년에는 30%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입니다. 일부 대학의 취업센터장들은 “지역인재의 최종학력 범위를 대학이 아닌 고졸까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학생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전공별로는 이공계 출신들이 취업시장에서도 인기였습니다. 다만 이공계 선호현상은 다소 둔화되는 조짐이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이공계 출신의 신입사원은 전체 합격자의 42.3%에 달했는데 하반기에는 36.1%로 6.2%포인트 줄었습니다. 이공계 출신 일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상경계열(20.7%), 사회계열(17.5%), 인문어학계열(16.6%), 예체능계열(5.3%) 등은 여전히 취업이 험난하네요.

대학 재수생이 늘듯 취업에도 인턴경험(56.7%)이나 직장 경력(28%)을 가진 신입사원들은 여전히 강세였습니다. 직장 조직문화를 경험한 이들이 면접에선 갓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보다는 강할수 밖에 없겠죠? (끝)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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