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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5개월 넘게 빈 국민연금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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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규 경제부 기자) 600조원이 넘는 기금을 굴려 2100여만 가입자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가 5개월 넘게 비어 있습니다. 본부장이 없다고 당장 기금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리가 갖는 특성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뽑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본부장 자리가 ‘독이 든 성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적당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막대한 자금을 굴리다보니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홍완선 전 본부장은 삼성물상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당하게 찬성했다는 이유로 구속됐고, 강면욱 전 본부장은 정권이 바뀐 뒤 지난 7월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정권과 가까운 인물이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새 정부도 국민연금에 많은 주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복지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진 기업에 대한 경영 개입도 주문합니다. 그러는 사이 수익률이 떨어지면 책임은 누가 지게 될까요.

급기야 유능한 외국인을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십억원은 줘야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이 3억원 정도에 불과한 본부장 연봉을 마음대로 올리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당분간 기금운용본부장을 뽑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공석 기간이 길어지는만큼 손해는 가입자인 국민들이 떠안게 될 것입니다. 지금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부분입니다. (끝)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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