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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작성요령은...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를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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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희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서류광탈(빛보다 빠르게 탈락한다)의 쓴 맛을 본 취업준비생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지원자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블라인드 채용 확산으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취업시즌만 되면 취업준비생을 울게 만드는 자기소개서, 정답이 따로 있을까. 한국취업코칭협회의 정성원 대표는 “자기소개서 평가에 정해진 답은 없지만 합격자는 따로 있다”며 “자기소개서는 운이 90%라면 10%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 10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 ‘취업하려고 이력서 1000번 써봤니’를 펴냈다. 정 대표가 취준생 시절 했던 고민들과 시행착오, 경험담을 토대로 자소서‧면접에 대한 노하우를 정리했다. 그는 2013년 포스코 인턴사원, 2015년 삼성탈레스 연구원 등을 거쳤고, 한국취업코칭협회에서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자소서 피드백 기회 ‘취업스터디’ … 다른 전공자 vs 같은 전공자, 무엇이 좋을까

그는 대기업에 입사하기까지 자기소개서를 셀 수 없이 작성했다. 자소서를 수정하거나 다시 써낸 횟수가 1000번에 이를 정도다.

정 대표는 2013년 6월 포스코에 인턴사원으로 채용됐다. 인턴직에 지원할 때 처음으로 자소서를 썼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썼고,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정규직 시험이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이전과 똑같은 자기소개서를 써냈으나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자소서만 반복해서 쓰다 보니 점점 지쳐갔어요. 어느 방향으로 자소서를 써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죠. 취업준비의 막막함을 해결하기 위해 취업스터디에 들어갔어요. 스터디에 두 번 참여했는데, 구성원들의 전공‧준비기간‧목표 기업 등에 따라 스터디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어요”

첫 스터디의 구성원들은 전공이 공학‧상경‧어문 등 다양했다. 두 번째 스터디는 전공이 공학계열로 동일했다.

전공에 따라 각 스터디의 분위기는 달랐다. 첫 번째는 다양한 관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피드백에 혼동이 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비슷한 의견이 많고 개인 생각과 비슷해 차별점이 없다. 다만 구체적인 문제점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신의 문제점을 바꿔볼 수 있다는 점에서 취업스터디를 권해요. 다만 스터디를 선택할 때 어느 구성원들이 모인 곳이 적합한 지 고민해봐야 해요. 또 자기소개서, 면접 등 피드백을 할 때 자기 확신이 있어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아요.”

취업스터디 참여 이후 스터디원의 의견을 반영해 자기소개서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면 피드백의 중심내용을 찾고자 했다. 반면 공통된 의견이 나오면 특정 항목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자기소개서 피드백 경험을 토대로 취준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해오고 있다. 최근 컨설팅을 하면서 취준생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를 지적했다. 지원자들이 자소서를 쓸 때 ‘회사의 인재상에 끼워 맞춘다’거나 ‘회사가 원하지 않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CJ그룹이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문구를 내걸었다고 해서 CJ가 생각하는 대로 적어서는 안됩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있어서 ‘인재상’이 중요하지만 그게 정답은 아니죠. 인사담당자는 자소서에 틀에 박힌 정답이 나오면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회사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답을 작성해야 합니다. ”

회사정보에는 △회사 홈페이지 소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 △회사 사보 △최근 이슈 관련 기사 등이 포함된다. 나아가 기업이 직면한 문제, 업계 위치,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고민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인사담당자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모두 읽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첫 줄, 요약내용부분을 읽고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가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인상적인 문장, 키워드가 중요해요. 삼성에 지원한다고 ‘삼성맨이 되겠다’, LG에 지원하겠다고 ‘LG맨이 되겠다’는 답은 식상해요. 나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를 써보고,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를 써야하죠”

-스터디 통해 모의면접관 경험… “달달 외우기 보다 서로 말 주고받아야”

정 대표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한국가스공사, 현대차 등의 공채시험에서 면접까지 갔다. 면접을 보기 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 번은 답변할 내용을 모두 외워서 면접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시험장에서는 준비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죠. 경험상 준비를 완벽하게 하기보다 기업에 대한 공부에 매진한 경우가 더 면접결과가 좋았습니다. 면접은 면접관과 말을 주고받는 형태로 이뤄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당일 실수를 하더라도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게 더 낫죠.”

대기업 면접도 스터디원들과 함께 진행한 모의면접이 큰 도움이 됐다. 자신이 직접 모의 면접관이 됐고, 면접 태도 및 답변 형식 등에 대해 점검했다.

“예를 들어 ‘노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문제가 나왔어요. 보통 노동자의 입장에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노동자 측의 권리를 내세우는 것만이 좋은 답은 아니라고 봐요. 각 측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필요하다’, ‘이쪽 편이 더 가깝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면접관은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기보다 기업에 잘 융화되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죠.”

취업전략을 짤 때 항상 강조되는 요소는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대한 지식이다. 정 대표도 면접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직무에 대해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 합격했던 삼성탈레스 면접에서 ‘해당 직무에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그때 자신 있게 ‘저는 3D계 아인슈타인입니다’라고 말했죠. 3D를 마스터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실무에 배치해 곧바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어필했습니다.”

그는 면접단계에서 기업에 대해 연구해야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기업 사전정보를 파악해야 정형화된 답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 취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단순 ‘취업’만 목표로 하기보다 취업을 하고 무엇을 할지, 회사에 입사에 무엇을 할지 등이다.

한편 정 대표가 이끄는 한국취업코칭협회는 교육기업으로 법인설립을 준비중이다.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취업컨설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 프로그램은 크게 ‘맞춤형 취업컨설팅’, ‘자기소개서 첨삭과정’, ‘면접 채용 코칭’ 등으로 구성돼있다. (끝) / kih08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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