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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편의점, PC방···대학생 인기 알바 솔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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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이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유지형 대학생 기자) 알바몬에 등록된 4년제 대학생들의 이력서의 희망 직종을 분석한 결과,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알바 1위에 ‘커피전문점(공개 이력서수 7006건)’이 꼽혔다. 2위는 ‘일반음식점(6903건)’이었으며, ‘매장관리·판매(5902건)’, ‘사무보조(5750건)’, ‘서빙(5660건)’이 차례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채용공고에서 알려주지 않는 알바의 현장감 넘치는 후기를 모아봤다.

영화관 알바생의 하루

오후 1시 55분 : 출근표 찍기
날마다 파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오늘은 어떤 파트를 맡게 될지 긴장 된다. 근무지에 도착해서는 바로 출근표를 찍는다.

오후 2시 : 시재점검
앞 타임 근무자와 교대를 할 때 돈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얼마를 벌었는지 정산하는 시재점검을 한다. 포스기에 돈을 입력하거나 영화 시간을 확인하며 일을 분담한다. 본격적인 업무를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오후 3시 : 청소
그날그날 맡은 포지션에 따라서 청소 업무도 달라진다. 매점 근무 알바생은 팝콘 기계, 음료 디스펜서, 나쵸 기계, 얼음 기계 등을 닦고 청소한다. 표를 검사하는 알바생은 음료통, 쓰레기통, 영화관 내부를 청소한다.

오후 4시 : 티켓 판매, 티켓 검사
주업무인 티켓 판매, 검사를 시작한다. 하교 시간과 퇴근 시간이 겹치는 시간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린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경우도 간혹 있으므로 본격적인 업무시간에는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는 신분증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애를 먹는다.

오후 7시 : 시재점검, 퇴근
퇴근을 할 생각에 괜히 웃음이 나고 재밌는 영화가 상영 중일 때는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볼까 말까 이야기 하며 즐겁게 일을 마무리한다.

영화관 알바의 장단점
장점 : 근무하는 영화관 내에서는 보고 싶은 영화를 제한 없이 볼 수 있으며, 매점을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점 : 진상 손님을 응대할 때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면, 팝콘을 이미 많이 먹고 나서 맛을 변경해달라고 하거나, 할인이 안 되는 카드를 가져와서 왜 할인이 안 되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 이때 친절함을 유지하면서 손님들에게 안 되는 이유를 납득시키고 거절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자신만의 진상 손님 대처법이 있다면?
최대한 쿠션어를 사용한다. 무조건 “안 된다.”는 말 보다는 “죄송하지만~”, “불편하시겠지만~” 혹은 “어떤 점이 어려우세요~”라는 말로 친절하게 응대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친절하게 응대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진상을 부리는 고객이 있다면 영화관 직원에게 따로 이야기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채용공고 혹은 자신의 기대와 달랐던 부분
영화관 알바는 서비스직이다 보니 업무 교육은 직원들로부터 규율에 맞춰 정확하게 받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알바생들이 교육을 해줘서 당황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근무 초반엔 알바생들마다 일처리 방식이 달라서 애를 먹었다. 그리고 지점마다 다르긴 하지만, 내가 근무하는 메*박스에서는 과부족을 알바생이 책임져야 한다. 매점에서의 판매나 매표를 할 때 오직 현금으로 결제된 수입 중, 계산이 잘못돼 남아 있어야 할 돈이 부족해진 것이다. 알바비를 의도치 않게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일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한다.

이런 사람, 잘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손님들을 직접 응대해야하는 알바이므로 사교성이 많은 사람, 그리고 임기응변에 강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 그 누구보다도 나중에 서비스직종에 진출할 사람에게 이 알바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손님들에게 직접 쿠션어를 사용해보는 등 곤란한 상황에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다.

편의점 알바생의 하루

오후 5시 : 정산, 재고 정리
앞 타임의 매출과 금고의 돈이 맞는지 확인하는 정산으로 일을 시작한다. 정산이 끝나면 재고 점검을 한다. 재고 점검이란 남아 있어야 하는 물건들과 실제 남은 물량이 맞는지 확인하는 업무다. 이 중에서도 담배 재고 정리는 정말 골치 아프다. 담배 종류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줄은 몰랐다.

오후 6시 : 손님 응대
정산과 재고 정리가 끝나면 ‘본격적인’ 업무인 계산이 시작된다. 손님을 응대하는 일이다. 물건 계산은 포스기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적응만 하면 금방 익숙해진다. 하지만 진상 손님들이 방문하는 순간부터 스트레스 폭발이다. 돈이나 카드는 던지는 사람부터 다짜고짜 반말하는 사람 등 다양한 유형의 진상 손님이 있다.

오후 9시 : 금고보관
강도 등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포스기에 있는 돈의 일부를 금고로 옮겨두는 업무이다. 주로 매장마다 포스기에 있어야 하는 일정금액이 정해져 있고, 그 금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초과금을 금고에 옮겨서 보관한다.

오후 10시 : 퇴근
해방감을 느끼면서 퇴근한다.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은 생각 뿐이다.

편의점 알바의 장단점
장점 : 최고의 장점은 혼자서 근무한다는 점이다. 상사도 없고 같이 일해야 하는 동료도 없기 때문에 정해진 업무 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일체 없다. 또 카운터에서 손님을 응대하거나 재고 정리할 때를 제외하곤 움직이는 일이 없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적다.

단점 : 정말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진상 손님들이 많다. 하루에 한번 씩은 꼭 보는 것 같다. 물건을 공짜로 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고, 데운 음식을 밖으로 가져다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있고, 다짜고짜 취객이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채용공고 혹은 자신의 기대와 달랐던 부분
일을 시작할 땐, 그저 계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업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해야 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재고관리, 금고보관 등 정말 단순하지만 틀리면 골치 아파지는 업무들이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포스기를 처음 접해본 사람들은 포스기의 많은 버튼들에 당황할 수 있다.

이런 사람, 잘 할 수 있어요!
체력이 약해서 서빙이나 청소 등 고강도 노동력이 필요한 알바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나는 ‘종이 인간’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체력이 없는 사람인데도 편의점 알바는 할만하더라. 타 알바에 비해 체력 소모가 월등히 적은 것은 확실하다.

진상 손님을 대처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반말이나 카드를 던지는 손님들은 대처할 거리가 별로 없다. 그냥 내 할 일에만 집중한다. 다만 논쟁이 길게 이어질 것 같은 일들에 대해선 최대한 친절하게 대응한다. 주로 물건을 공짜로 달라는 요구를 하는 손님들, 혹은 취객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손님들은 간단한 설명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요구를 거절하는 이유를 잘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PC방 알바생의 하루

오후 1시 : 정산, 재고관리
출근하면 정산과 재고관리를 해야한다. 우선 카운터에 금고가 하나있다. 그 금고에 돈이 총 얼마 있는지 센 후에, 화면에 있는 인수금액을 빼서 오늘 판 금액이 똑같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업무다. 정산이 끝나면 냉장고에 있는 식품들이 몇 개 남았는지 확인하는 데, 이를 재고관리라고 한다. 정말 간단하지만, 또 실수를 해선 안 되는 업무이므로 집중해서 일해야 한다.

오후 1시 30분 : 서빙, 청소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면서 손님들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이때는 내가 카운터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로 업무를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실행하면 된다. 우선 내 컴퓨터 화면엔 PC방의 좌석들과 손님들이 하는 프로그램명까지 나온다. 손님들이 로그아웃하면 그 자리에 청소하라고 표시가 뜨게 되는데, 내가 청소하고 그 표시를 지우면 업무 클리어다. 음식 주문도 화면에 알림같이 나타나는데 클릭해보면 자리, 상품명, 요청사항들이 뜬다. 이때 손님들이 내야 할 돈까지 써있기 때문에 난 거기에 맞는 거스름돈이랑 음식을 들고 직접 자리로 가서 돈을 받아오면 된다.

오후 4시 30분 : 휴식
보통 피시방 앞 식당에 가서 혼자 밥을 먹고 온다.

오후 5시 : 서빙, 청소
이때는 앞 타임보다 손님이 미약하게나마 줄어든다. 손님들이 안 나가면 청소할 것도 없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 있으면 된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음식 주문은 많아진다. 라면까진 재밌게 만들 수 있지만 만두나 튀김 종류를 만들어야 할 땐 좀 귀찮다.

오후 7시 : 정산, 재고관리, 마감 청소
내가 근무했던 시간 동안의 수입들을 정산하고, 재고관리를 다시 한 후에 마감 청소를 한다. PC방에선 주방, 흡연실, 화장실 이렇게 세 군데를 청소하면 된다. 주방정리는 음식물 쓰레기통 열 때가 고통스럽다. 냄새도 냄새지만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은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된다. 화장실 청소같은 경우는 그냥 휴지통만 비우면 되므로 많은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불쾌함의 최고봉은 흡연실 청소다. 담뱃재와 침이 섞인 그릇을 비닐에 쏟아부을 때 절대 한번에 안 떨어진다. 진짜 너무 싫다.

PC방 알바의 장단점
장점 : 일의 강도는 매우 낮다. 주로 하는 업무가 간단한 청소, 혹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어서 일이 끝나고 녹초가 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또 사장님이나 상사와 같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주로 오는 고객들도 나와 비슷한 또래여서 타 알바에 비해 인간 관계적 스트레스가 적다.

단점 :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고통스런 알바가 될 수 있다. 청소 업무 중 하나가 흡연실의 담뱃재를 치우는 일이어서, 꽤 오랫동안 담배 냄새에 노출되는 경우를 감수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엔 최대한 숨을 참고 빠르게 청소를 하고 나온다.

채용공고 혹은 자신의 기대와 달랐던 부분
항상 PC방에 가면 알바생들이 가만히 앉아있길래 개인 시간도 많고 컴퓨터 사용도 마음껏 할 수 있는 꿀알바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달랐다. 내게 주어진 컴퓨터로는 게임이 되지 않았고, 내가 근무하는 곳의 경우 핸드폰 사용도 불가다. 그러나 컴퓨터나 핸드폰을 못한다고 해서 심심하다거나, 지루할 틈은 없다. 주어진 청소도 해야 하고, 주문이 들어온 음식도 만들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PC방 알바생만이 알 수 있는 꿀팁은?
두 가지 팁을 줄 수 있다. 첫 번째는 평일 오후시간대, 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PC방 알바는 매우 비추한다. 어린 학생들이 모이면 일반적으로 소란스럽고, 돈을 내지 않고 뒤에서 게임을 구경하는, 소위 ‘병풍’을 시전(?)하는 바람에 처리해야 할 컴플레인들이 많아진다. 오후시간대는 가뜩이나 바쁜데 컴플레인까지 처리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이다.
또, 음식 메뉴가 지나치게 다양한 PC방도 비추한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군만두나 튀김이 가장 고난이도 요리지만, 메뉴가 다양한 곳은 스무디나 볶음밥까지도 만들어야 한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메뉴가 다양할수록 많이 찾고 싶은 PC방이겠지만, 알바생의 입장에선 요리만으로 카페나 식당과 맞먹는 업무가 주어진다.

이런 사람, 잘 할 수 있어요!
본인이 아이러브커피 같은 게임종류를 즐겨한다면 추천한다. 알바가 게임같이 느껴질 수 있다. 화면에 ‘뿅’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다주고 다시 돌아와서 ‘클리어’하는 느낌이다. 청소를 한 뒤 화면에서 청소 표시를 없앨 때 묘한 쾌감이 든다. (끝) / zinysoul@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