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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빔빵, 업사이클링 가방...추석 명절, 사회적기업의 '착한 제품'을 선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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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연 산업부 기자) 명절을 앞두고 가장 고민되는 것이 추석 선물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을 빈손으로 찾아 뵐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번 비슷한 선물 세트를 드리는 것도 지겨우실텐데요.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제품들로 ‘착한 소비’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회적 기업 ‘모어댄’은 폐 자동차에서 나온 가죽시트와 에어백, 안전벨트 등을 활용해 가방을 만듭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에는 평균 소 11마리 분량의 가죽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폐자동차 가죽은 재활용이 되지 않아 골칫거리였습니다. 사회적 기업 모어댄이 버려지는 가죽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기로 한 이유입니다. 폐 가죽시트를 사용해 가방 하나를 만들 경우 연간 매립폐기물 400만과 물 1600L, 폐기물을 태우거나 매립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사회적 비용을 함께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환경 보호 효과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만들어냅니다. 원단 제작과 제품 검수,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새터민(탈북자)과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 취약 계층 16명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빈티지함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 제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아재’ 패션의 삼촌을 트렌디한 멋쟁이로, 사회초년생, 대학생 조카에게 의미있는 새출발이 될 수 있도록 모어댄 가방을 선물해보면 어떨까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하남과 교보 핫트랙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조부모님을 위한 선물도 있습니다. 전주의 명물로 떠오른 사회적기업 천년누리전주제과에서 만든 전주비빔빵입니다. 전주 서노송동에 있는 전주빵카페는 근로자들 평균 나이가 62세입니다. 노인, 장애인과 경력단절 여성 등 전주 내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는 대표적 사회적기업입니다. 빵을 만들기 위해 고용을 한 게 아니라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미국의 대표 사회적 기업 ‘루비콘 프로그램스’와 비슷합니다.

우리밀, 우리팥, 자연 축산 계란, 무농약 고추장 등 국내산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해 빵을 만듭니다. 할머니들이 빵을 만드시다 보니 마요네즈, 설탕 등은 최소화하고 인위적인 식품 첨가물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최근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도 소개돼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장윤영 대표를 포함해 직원 숫자는 30명, 올해 월평균 매출액은 8000만원에 달합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30일부터 전주 서노송동에 있는 전주빵카페 외에 전주한옥마을 내에 판매점을 추가로 엽니다. 명절이 끝난 직후에는 서울에서도 전주비빔빵을 맛볼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지원을 받아 13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을 시작으로 10일 간격으로 무역센터점, 판교점에서 전주빵카페 팝업스토어를 운영합니다.

두 사회적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사회적경제 지원사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라는 점인데요. SK이노베이션은 단순히 설립지원에 그치지 않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공유해 성장을 지원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기업의 취약점인 자금순환을 위해 SK그룹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를 통해 매출채권 연계 자금지원 등을 도왔습니다. 사회적 기업들 사이에서 ‘갓뚜기(신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god과 오뚜기를 합친 말)’ 대신 ‘갓스크(god과 SK를 합친 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명절맞이 ‘착한 소비’로 가족들 마음도 사로잡고, 사회적기업에도 보탬이 되고, 내 마음까지 풍족한 명절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끝) /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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