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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홍삼이 장악한 건강기능식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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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백수오 사태로 주춤했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은 2015년과 비교해 29.9% 증가했는데요. 식품제조 및 가공업(3.4%), 식육포장처리업(6.9%)이 한자릿수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식품산업 중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작년에만 1조4715억원어치가 생산됐습니다. 2012년 이후 연평균 8.7% 성장하고 있는데요. 품목별로는 홍삼, 개별인정형, 비타민 및 무기질, 프로바이오틱스, 밀크씨슬 추출물 순으로 많이 생산됐습니다. 2015년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사건의 영향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둔화됐다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짜 백수오 사태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전체 시장이 위축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논란이 해소되고 밀크씨슬 등 새로운 원료가 등장하면서 시장을 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홍삼에 지나치게 편중된 모습입니다. 홍삼은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중 39.7%를 차지했는데요. 2014년 3796억원에서 2015년 3134억원으로 주춤했다가 지난해 5838억원으로 생산량이 급증했습니다.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있고 부작용이 없는 식품이라는 점, 한국인의 체질에 적합하다는 점 등이 인기 비결로 꼽혔습니다. 홍삼은 유행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얻는 유일한 제품인데요. 알로에, 클로렐라 등이 한때 열풍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입니다.

부동의 1위인 홍삼 덕분에 한국인삼공사는 지난해 3770억원을 생산해 2004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중 실적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홍삼을 뛰어넘는 제품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상위 10개의 제조사들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의 60%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콜마비앤에이치(1027억원), 노바렉스(722억원), 서흥(608억원), 한국야쿠르트(592억원) 등 상위권 업체들의 집중도가 높았는데요. 해외에서는 다양한 업체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린 원료와 기술로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홍삼의 뒤를 이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게 제조사들에게 남겨진 숙제입니다.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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