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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CEO’ 함영준 오뚜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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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나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오뚜기는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갓뚜기’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15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기로 한 함영준 회장의 뜻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함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다수의 기업 오너들과 비교되며 박수를 받았다. 또 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CEO(일반소비재 부문) 1위(21.5%)’라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주식 46만5543주를 물려받게 된 함 회장이 상속세로 납부할 금액은 1500억 원가량이다. 이에 따라 오뚜기는 2003년 교보생명의 1830억 원에 이어 국내 상속세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납부하게 됐다.

함영준 회장, 부친 뜻 이어 ‘착한 기업’ 만들기

함 회장은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7년 오뚜기에 입사해 1999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고, 200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 회장을 재임하고 있다.

함 회장의 바른생활 정신은 부친인 함 명예회장의 영향을 받았다. 함 명예회장은 생전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신조를 갖고 오랫동안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왔다.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시작해 2016년까지 4242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1996년에 설립한 오뚜기재단은 500여 명에게 25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별세하기 3일 전에는 1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오뚜기재단에 기부했다.

함 회장 역시 부친의 뜻을 이어 오뚜기를 선행 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2012년부터 장애인 직원이 근무하는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에 선물 세트 조립 및 가공을 위탁하며 이들의 생계를 돕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경영 원칙도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오뚜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263명의 근로자 중 비정규직은 0명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오뚜기 제품의 시식을 권하는 1800여 명의 시식 사원까지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단, 2016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3050명의 직원 중 비정규직이 31명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력 단절 여성을 시간제 주부 사원으로 채용하다 보니 비정규직 사원으로 표기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마트 시식 사원도 정규직 채용, 진짬뽕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착한 기업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보는 법이다. 오뚜기는 2016년에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창사 47년 만의 성과다. 함 회장은 취임 후 라면 사업에 매진했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진짬뽕’을 개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오뚜기의 매출 증가에 큰 몫을 한 것이 진짬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진짬뽕이 선전한 데는 제품의 매력뿐 아니라 마트 사원 등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며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기 때문에 회사나 제품에 대한 높은 애정도가 판매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함 회장의 상속세, 오뚜기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네티즌 사이에 ‘오뚜기 제품 판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끝) / phn0905@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