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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베이더우 GPS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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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중국은 몇 년 전 독자적으로 위성항법장치(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개발했다. GPS는 인공위성을 사용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중국에서는 베이더우(北斗)로 불린다. 이 위성항법장치는 공간정보기술의 완성체로, 중국의 공간정보분야 과학기술의 진정한 대국굴기(大国崛起)에 해당한다.

현재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것은 사드와 북한의 ICBM이다. 이것의 배경기술도 바로 공간정보관련 기술이다. 우리나라도 현무미사일을 만든 것은 진전됐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북한, 중국 등 주변국들의 공간정보관련 산업 경쟁력은 이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공간정보관련 기술의 독립이 없이는 자주국방도 산업발전도 위성운용도 있을 수 없다.

원래 GPS는 미국에서 만든 기술인데 로란(Loran)이라는 기술을 발전시켜 위성우주측위시스템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에서는 경쟁체계로 러시아식 GPS 위성인 글로나스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JAXA에서도 정밀측위 위성을 쏘아 올리고, 중국은 자국 우주측위체계가 완성되었음을 군사열병식에서 과시한 바 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중국의 GPS의 경우 1983년 陳芳允(Chen Fangyun)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으며 두 개의 정지 궤도 위성을 이용한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후 베이더우 기술은 2015년 9월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 완성의 일단을 보여줬다. 당시 중국 당국은 “인공위성 베이더우가 열병식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장비 부대의 진행 속도와 거리 오차를 각각 0.3초, 10㎝ 이내로 줄였고, 비행편대는 1m·1초 이내로 오차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에 조금 참여를 했을 뿐이다. 나는 우주개발계획과 관련한 정부의 자문회의에 몇 차례 참석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예산도 그렇고 1~20년씩 개발 기간을 너무 길게 잡고 있어 아쉬웠다. 나는 이 자리에서 공간정보 관련 정부기구의 통합을 강조했다.

즉, 미국처럼 대통령 직할 조직으로 공간정보조직에 해양과 항공우주를 넣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또 예산도 국가 R&D 예산 가운데 매년 2조원을 투자하면 10년 내 자체 GPS를 구축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 기초 작업으로 국가공간정보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기구까지 만들어졌지만 뒷심 부족으로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외국기업들과도 우호적인 파트너 관계는 고사하고 견제만 커졌다.

공간정보체계는 국방과 공학 전반, 사회 문화적 환경을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훌쩍 성장시키는 중요한 동력인데 우리나라는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베이더우를 완성시킨 중국은 이미 정밀측위가 들어가는 여러 산업분야에서 큰 일을 해내고 있다. 군사열병식에서 오와 열을 맞추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설, 국방, 네비게이션, 드론, 항공, 선박, 자율주행 등 4차 산업의 혁명의 핵심기술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기술, 드론기술 그리고 국방기술이 결합하면 IoT 시대에 어떤 것을 만들어낼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차별적인 유지보수 요율과 너무 낮은 유지보수금액도 여전하다. 우수 유망중소기업의 기술을 함부로 빼가는 것은 다반사다. 어렵게 만든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복제해도 솜방망이 처벌 뿐이다. 공간정보 분야에도 적폐가 산처럼 쌓여 있다. 공간정보와 관련한 새 정부의 치열한 분발을 기대한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