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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포용'에 꽂힌 금융권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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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국제 행사를 가면 어느 자리를 가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포용(inclusive)입니다. 사회·금융 등 분야를 막론하고 확실히 트렌드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금융그룹 회장이 한 말입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았지만 오히려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적 성장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포용적 성장이라는 말은 주로 사회 양극화 해소에 초점을 맞춰 사용돼왔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 주요 20개국(G20)이 한 목소리로 주창하면서 세계적인 화두가 됐습니다. 경제성장에 따른 기회가 각계각층에 돌아가고 늘어난 부가 소수계층에만 집중되지 않고 사회 전체로 분배되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금융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금융권에서도 점점 핵심 경영 과제로 떠오르고 있죠.

핀테크(금융+기술)와 모바일 등 비(非)대면 거래 확산으로 금융권에서 어느새 디지털 금융은 트렌드가 됐습니다. 아무래도 모바일 사용 자체가 낯선 고령층에겐 익숙하지 않은 변화일 수 있습니다. 이들을 새로운 금융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금융권에선 포용적 성장의 또 다른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답니다.

KB금융그룹이 대표적입니다.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요즘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손쉽게 새로운 금융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정맥 등 바이오 인증 안내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섭니다.

고령층은 흔히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은데 생체 정보를 활용한 바이오 인증을 통하면 각종 비밀번호를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거든요. 갈수록 은행 영업점이 줄어드는 추세라 고령층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간단하게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소득층이나 고령층 등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금융 확산은 국제적인 관심 사항이기도 합니다.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디지털 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규칙 등이 논의된다고 하네요. 금융권의 포용적 성장이 어떤 모습으로 계속 발전해나갈지 지켜보면 좋을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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