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는 그동안 한국의 값싼 전기요금은 해외 기업의 진출과 투자를 부르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고 전했다. 일본의 철강 화학 등 소재업계에선 한국의 낮은 인프라 비용이 큰 위협이라는 지적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정책으로 그동안 원가경쟁력에서 밀렸던 일본 산업계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산업용 전력 요금은 일본 전기요금의 절반에 불과하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2015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 산업용 전력 요금은 일본의 58.6%밖에 되지 않는다. 원전 발전 단가는 kWh당 67.9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 99.4원에 비해 70% 정도다. 도레이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공장을 짓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또 이번 정책은 한국이 추진해온 원전 인프라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력과 현대건설, 두산중공업은 2009년 히타치제작소 등의 미·일 연합을 물리치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원전 건설을 수주했다. 하지만 자국의 신규 원전이 사라지게 되면 기술을 연마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본 간사이전력은 오는 8월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포함한 전력 요금을 인하한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인하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간사이전력은 산하 다카하마 원전 3, 4호기 재가동으로 월 70억엔(약 700억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카하마 원전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동을 중단했으나 4호기가 지난 16일 운영을 시작했고 3호기도 다음달 4일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