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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에 상륙한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 “현금은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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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뉴욕 맨해튼에 또 하나의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매장)가 들어섰다. ‘온라인 공룡’으로 불리는 아마존이 전 세계 톱 브랜드의 대표 매장이 즐비한 뉴욕에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대성공을 거둔 뒤 오프라인에 진출한 첫번째 사례다.

아마존의 대표 매장이 들어선 곳은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단의 콜럼버스서클 인근에 위치한 워너브러더스 빌딩 3층으로 명품 매장이 즐비한 곳이다.

25일 (현지시간) 문을 열고 영업에 들어간 아마존 맨해튼 서점은 개장 첫 날이어서 그런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매장 직원은 “약 4000 평방 피트 규모에 약 3000 권의 책이 진열돼 있다”고 말했다. 모두 아마존 온라인 서점(Amazon.com)이 선정한 베스트셀러 추천목록에 나와있는 서적이다. 구매자들이 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표지를 드러내 전시했다. 뿐만 아니라 진열장에는 아마존닷컴에서 매긴 평점과 함께 독자들의 인상적인 리뷰까지 달았다.

아마존의 오프라인 진출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확장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에 따르는 것이다. 아마존 맨해튼 서점에는 책 외에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과 파이어(Fire) 태블릿, 인공지능 음성 비서 알렉사(Alexa)를 탑재한 에코(Echo) 등 아마존의 성장을 이끄는 IT 기기들이 매장 앞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서점과 달리 현금을 받지 않다는 점. 모든 결제는 신용카드나 아마존 계정과 연결돼 있는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했다. 연 99달러를 내는 프라임 서비스 가입자들도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과 동일한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 점원은 “신용카드보다는 기존 아마존닷컴 온라인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고 말했다. 간단히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구매가 끝난다는 설명이다. 한 고객은 매장을 둘러본 뒤 “맨해튼이라는 상징적인 거점을 활용해 소비자들을 모바일과 프라임 회원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온라인 성공을 기반으로 오프라인까지 진출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2011년 당시 미국 전역에서 400개의 서점을 운영하던 2위 업체 보더스(Borders)는 파산신청 직전까지 이 곳 타임워너 빌딩에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마존의 공격적인 가격공세로 보더스가 밀려나면서 아마존이 이 곳에 새로 거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고객은 “기대와 달리 책을 편한하게 읽어볼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이 빽빽하게 상품만 진열돼 있다”며 “마케팅 차원에서는 성공적일지 모르지만 별로 다시 찾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을 비롯, 샌디에고와 시카고, 매사추세츠 주 등에 6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이 7번째 매장이다. 아마존은 올 여름이 가기전 맨해튼 미드타운의 34번가와 뉴저지의 대표 쇼핑몰인 가든스테이트 플라자에도 추가로 오프라인 매장을 낼 예정이다. 올해안으로 워싱턴 등으로 확장해 총 매장수를 13개로 늘릴 계획이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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