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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4년6개월 여만에 '관료 차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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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휘 지식사회부 기자) 요즘 관가(官街)의 화제 중 하나는 ‘실세 차관’ 얘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각 부처 차관을 먼저 임명해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분위기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이 교육부다. 박근혜 정부 시절, 관료출신 차관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등 ‘3류 부처’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만해도 교육부 차관 자리엔 관료와 외부 인사가 반반씩 선임됐다. 이명박 정부 때에도 5년 집권 기간 중 약 2년은 행시 출신 차관이 교육부 안살림을 맡았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차관 자리는 대학교수들 차지가 됐다. 관료 출신 차관은 MB정부 시절 김응권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현 우석대 총장)이 마지막이다.

이와 관련,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7일 전화 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장관이 오면 차관은 교육부 사정을 잘 아는 관료가 맡는 게 필요하다”며 “현직에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OB(전직)들 중에서 능력 있는 분들도 (차관 후보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교육부 ‘2인자’는 한양대 교수 출신인 이영 차관이다. ‘실세 차관’이 현실화된다고 가정하면 교육부 차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차관 후보로는 여러 명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고참’들 중에선 행시 28회 기수들이 주로 거론된다. 김원찬 경남교육청 부교육감만해도 유력한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과 교육청에서 기조실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 전 교육감과 같은 호남 출신이다. 오승현 학교정책관도 28회다. ‘OB’ 중에선 대학정책실장을 끝으로 교육부를 떠난 박백범 성남고 교장도 후보로 꼽힌다. 참여정부 때 기획행정관으로 청와대 ‘늘공’ 경력을 갖고 있다.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던 엄상현 전 경남부교육감 역시 28회 후보 중 하나다.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과는 동서지간이다.

‘젊은 피’에서 차관이 나온다면 박융수 인천교육청 부교육감(32회)이 유력하다. 그는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며 ‘소신’을 편 탓에 박근혜 정부 시절 좌천 인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야당과 내통한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누리과정의 국가 책임을 공약으로 내 건 터라 박 부교육감의 ‘컴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인천 교육감이 법정구속 상태로 박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박춘란 서울교육청 부교육감(33회)이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 새 정부가 공직 사회 내 여성 차별을 줄이는데 관심이 많은 만큼 교육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차관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박 부교육감은 교육부 내에서 ‘여성 1호’를 달고 산 인물이다. 현 위계상 차관 바로 밑에 있는 이기봉 기조실장(31회) 역시 유력 후보다. (끝) / donghuip@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