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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변비 특효약은 질소커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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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생활경제부 기자) 요즘 ‘핫’ 하다는 니트로커피(질소커피). 왠만한 커피마니아분들이라면 다들 한번씩 드셔보셨을텐데요. 지난해 커피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콜드브루의 뒤를 이어 커피시장의 새로운 유행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니트로커피는 저온에서 추출한 커피 원액에 질소를 주입한 커피입니다. 한 마디로 콜드브루 커피에 질소를 넣은 것이죠. 음식갖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_-;;) 커피에 왜 하필 질소를 주입했을까요.

질소는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액체에 주입했을 때 새로운 질감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질소와 커피가 분리되는 대류현상(마치 폭포수가 흘러내리듯한 모습) 때문에 커피 본연의 향미에는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을 낼 수 있는 것이죠. 흑맥주 기네스와 같은 원리입니다.

이 크리미한 거품층때문에 부피가 커지는데, 맛을 느낄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면서 커피 본연의 단맛과 고소함이 더 정확히 표현된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류현상을 전문용어로는 ‘서징(Surging)현상’이라고 한다는데요, 뭐 커피추출에는 1도 관심없는 저로서는 이쯤되니 머리에 쥐가 납니다.

사실 제가(적지 않은 제 지인들도 포함) 진짜 궁금한 것은 질소커피와 화장실의 관계입니다. 이상하게 질소커피만 마시면 바로 신호가 오거든요. 그 좋다던 변비약들로는 해결이 되지 않던 문제가 질소커피 한잔으로 깔끔하게 해결되니 니트로커피를 마케팅 할 때 ‘변비에 효과 있음’이라는 문구를 추가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커피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우선 카페인의 이뇨작용을 꼽았습니다. 콜드브루 커피에는 일반 아메리카노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4배가량 많다고 합니다. 또 차가운 커피이다 보니 후후 불어서 조금씩 마시는 따뜻한 커피보다 마시는 속도가 빨라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네요. 질소의 역할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 전문가는 질소가 카페인의 흡수속도를 좀 더 촉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라 ‘설’정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를 포함해 투섬플레이스 이디야 엔젤리너스 등 주요 커피전문점들이 3월부터 공격적으로 니트로커피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커피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듯 합니다.

혹시 아직 니트로커피를 맛보지 않으신 변비인분들 속는 셈 치고 한번 드셔보시면 어떨까요. 단 주의사항. 다른 목적으로 ‘입문’하셨지만 니트로커피의 풍미에 빠져 니트로커피 마니아가 될수 있습니다. 아 또 한 가지. 카페인에 거부반응이 있으시거나 공복에 너무 많은 양을 드시는 것은 위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하시고요. (끝) /yjle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