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는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액체에 주입했을 때 새로운 질감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질소와 커피가 분리되는 대류현상(마치 폭포수가 흘러내리듯한 모습) 때문에 커피 본연의 향미에는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을 낼 수 있는 것이죠. 흑맥주 기네스와 같은 원리입니다.
이 크리미한 거품층때문에 부피가 커지는데, 맛을 느낄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되면서 커피 본연의 단맛과 고소함이 더 정확히 표현된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류현상을 전문용어로는 ‘서징(Surging)현상’이라고 한다는데요, 뭐 커피추출에는 1도 관심없는 저로서는 이쯤되니 머리에 쥐가 납니다.
사실 제가(적지 않은 제 지인들도 포함) 진짜 궁금한 것은 질소커피와 화장실의 관계입니다. 이상하게 질소커피만 마시면 바로 신호가 오거든요. 그 좋다던 변비약들로는 해결이 되지 않던 문제가 질소커피 한잔으로 깔끔하게 해결되니 니트로커피를 마케팅 할 때 ‘변비에 효과 있음’이라는 문구를 추가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커피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우선 카페인의 이뇨작용을 꼽았습니다. 콜드브루 커피에는 일반 아메리카노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4배가량 많다고 합니다. 또 차가운 커피이다 보니 후후 불어서 조금씩 마시는 따뜻한 커피보다 마시는 속도가 빨라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네요. 질소의 역할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 전문가는 질소가 카페인의 흡수속도를 좀 더 촉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라 ‘설’정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를 포함해 투섬플레이스 이디야 엔젤리너스 등 주요 커피전문점들이 3월부터 공격적으로 니트로커피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커피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듯 합니다.
혹시 아직 니트로커피를 맛보지 않으신 변비인분들 속는 셈 치고 한번 드셔보시면 어떨까요. 단 주의사항. 다른 목적으로 ‘입문’하셨지만 니트로커피의 풍미에 빠져 니트로커피 마니아가 될수 있습니다. 아 또 한 가지. 카페인에 거부반응이 있으시거나 공복에 너무 많은 양을 드시는 것은 위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하시고요. (끝)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