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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정부가 황금빛 포도에 이름 붙여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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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생활경제부 기자) 새콤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포도는 대표적인 여름과일에 속합니다. 최근에는 수입산 과일이 크게 늘어 겨울이나 봄에도 신선하고 맛있는 포도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됐는데요. 호주정부가 최근 한국 포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포도에 ‘네이밍’을 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호주는 톰슨 시들리스라는 종의 청포도를 2014년말부터 국내에 수출해왔습니다. 특이하게도 황금빛을 띄는 포도입니다. 한 때 유행했던 골드키위처럼 골드포도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햇빛을 충분히 받고 익을 수 있도록 기존의 포도보다 늦게 수확하기 때문에 노란 빛을 띄고 당도도 훨씬 높다고 합니다.

호주 정부는 해당 포도에 ‘탐스골드’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탐스럽다에서 ‘탐스’란 단어를 따왔고 골드는 노란 빛깔을 표현하기 위해 붙인 단어입니다. 호주가 수십개 국가에 포도를 수출하고 있지만 브랜드명까지 만들면서 상품을 홍보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호주 정부는 탐스골드라는 브랜드 명을 홍보하기 위해 20일 기자를 비롯해 유통업계 관계자들 60명을 초청해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왜 하필 한국시장에서만 이렇게 남다른 마케팅에 나서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소비자들이 그 만큼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구입할 때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색깔 모양 신선도 등을 민감하게 따진다고 합니다. 너무 오래된 상품은 아닌지, 문제가 있어서 색이 변한건 아닌지 고민하다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일부러 한국 수출용은 청빛에 가까운 포도만 선별한다고 하네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폐지를 기점으로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원래 호주 상품에 대한 국내 관세는 45%에 달했는데요 올해 1월부터 6%로 낮아졌고 내년 1월부터는 아예 관세가 사라집니다.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다른 포도 대비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이지요. 현재 국내 수입산 포도 시장은 칠레 페루 등 남미 국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호주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 좋은 포도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탐스골드는 홈플러스 신세계 백화점 등 대형할인점과 도매시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후식으로 노란포도 한번 드셔보는 것은 어떨까요? (끝) /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