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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공항면세점 명품 매장만 유찰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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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연 생활경제부 기자) 명품의 인기가 한풀 꺾인 걸까요. 지난 5일로 마감된 인천국제공한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신청에서 이런 트렌드를 보여주는 일이 생겼습니다. 명품을 판매하는 면세 구역만 아무도 입찰하지 않은 겁니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곳은 3개 구역(DF1~3)입니다. 1구역은 향수 화장품, 2구역은 주류 담배 식품, 3구역은 패션 잡화를 판매할 수 있는 면세점입니다. 한 기업은 한 곳만 낙찰받을 수 있지만 입찰자체에는 제한이 없어 롯데, 신라, 신세계, 한화는 1, 2구역에 모두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샤넬, 루이비통 등 세계적인 명품브랜드가 속한 3구역에 신청한 기업은 한곳도 없었습니다. 다들 유치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명품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인데 왜 이런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공항면세점이라는 위치의 특성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공항점에서는 명품보다는 화장품, 담배에 대한 선호가 크다고 합니다. 명품은 가방, 구두 등 고가 제품이다보니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대부분 시내면세점에서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화장품, 향수, 담배 등은 선물용으로 몇개씩 부담없이 구입한다고 하네요.

루이비통, 샤넬 등이 있는 것도 유찰이 된 한 이유입니다. 이 구역의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공항공사가 직접 계약을 한 상태의 명품 매장을 관리만 해야합니다. 명품매장은 면세점이 가져가는 이윤이 적지만 면세점 이미지 등을 위해 입점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항점은 공항공사가 계약을 한 상태라 사업자들이 명품 업체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 향후 시내면세점에 입점을 시킨다든지 도움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낮은 이익율만 감당해야하는 상황인거죠.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은 줄고 있는데 최소보장액이상의 임대료를 내야하는 것도 부담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최소보장액의 절대액이 높지 않더라고 예상되는 매출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입점을 꺼릴 수 밖에 없다”며 “임대료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이같은 유찰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끝) / yykan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