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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우리은행 '롯데월드타워 VVIP'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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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지상 123층(555m)의 국내 최고층, 세계 3위 높이의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서울 잠실에서 지난 3일 문을 열었습니다. 웅장한 높이뿐 아니라 롯데그룹 계열사나 총수 일가도 롯데월드타워에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입주 예정 기업이나 관람객뿐 아니라 롯데월드타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입니다. 두 은행은 올 상반기 내 롯데월드타워 33층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한국의 대표적인 복합 랜드마크가 될 롯데월드타워 입주를 노렸지만 결국은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자리잡게 됐습니다.

두 은행의 영업 타깃 역시 초우량고객(VVIP)으로 동일합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 아닌 최소 수백억원대 자산을 갖고 있는 극소수 상류층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영업을 하겠단 겁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진짜 부자’를 상대로 제대로 된 VVIP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프라이빗뱅킹(PB)에 강점이 있는 은행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차원이 다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더라고요.

비슷한 시기, 같은 공간에 동일한 고객층을 노리는 은행이 잇따라 입주할 예정이라 금융권에서는 최근 연임에 나란히 성공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배치된 주거용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이들 은행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곳입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42억원(전용 133㎡)에서 최고 380억원(829㎡·복층 펜트하우스)에 달합니다. 3.3㎡당 평균 7500만~8000만원 수준입니다. 초상류층의 입주가 예정되는 만큼 은행들에는 또 다른 경쟁 무대가 될 수 있거든요.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근 자산가를 대상으로 폭 넓은 영업을 하겠지만 아무래도 초상류층을 대변하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입주자의 상징성 때문에 차별화된 마케팅이 불가피하다”고 귀띔하더라고요.

자산관리 시장은 은행권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수수료 등 비(非)이자이익을 낼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층과 관리 자산 규모를 세분화하면서 핀포인트(족집게) 마케팅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죠.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롯데월드타워 VVIP’ 경쟁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해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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