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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영업 마케팅'은 합숙면접으로 위기대처, 소통력 평가...SW는 '손코딩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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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JOB인턴 기자) 현장 분위기는 다소 건조했지만, 채용 방식은 확실했다. 군더더기 없이 실속을 챙기는 ‘이공계 스타일’이 느껴진다. 지난 3월 9일, 한양대학교 HIT에서 LG전자 상반기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황원태 LG전자 VC사업본부 인사팀 과장이 지원 자격을 시작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특이한 사항이 눈에 띈다. ‘전학년 평점 3.0/4.5만점 이상.’ 요즘에도 학점을 보는 회사가 있나 의아해하던 찰나, 황 과장은 “미달하면 서류전형 넘기가 어렵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스펙위주의 채용은 아니다. 학점을 통해 얼마나 전공지식을 탄탄하게 다져왔는지 보는 것. 연구개발(R&D) 직무 수행의 핵심은 개발과 연구이기에, 사실상 대학에서 배운 지식들의 연장이다. 영업(Sales), 재무(Finance) 직무 이외엔 공인 영어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또한 합리적이다.

선발 프로세스는 타 기업들과 다르지 않다. 3월 20일까지 서류지원, 4월 8일 인‧적성 검사 및 직무지필 시험이 있다. 이후 5~6월에 걸쳐 1차(팀장급), 2차 면접(임원)을 진행하고, 7월중 최종입사를 하게 된다. 서류 전형에 대해서 황 과장은 “뭔가를 새롭게 탑재하려 하지 말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 몇 가지만 깊이 있게 녹여낼 것”을 당부했다. 가령, “나는 기계 공학인데, 이 수업이 정말 좋아서 여러 번 수강하고, 해당 분야의 저서를 더 찾아서 스스로 연구해왔다.”처럼 “이것저것 나열하는 것보다 더욱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인·적성 검사도 신경써야 한다. 인성검사에서는 342문제를 50분에 걸쳐 풀어내야한다.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LG에 부합하는 인재상’인지를 보는 시험이다. 적성검사는 언어이해, 언어추리, 인문역량, 수리력, 도형추리, 도식적추리 등으로 이루어진다. 홈페이지에 탑재된 예제를 반드시 풀어보길 당부했다. 직무별로 별도 지필 시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R&D 소프트웨어/하드웨어/기구 직무는 인적성 시험 당일 직무지필 시험을 진행하며, 파이낸스 직무 또한 별도의 회계 직무지필 시험을 진행한다.

1차 면접은 ‘철저하게 직무에 관한 면접’이라고 강조했다. 5장 이내의 직무역량 기술서를 미리 제출하고 이를 면접 때 화면에 띄워 PT를 하는 방식이다. 학부시절 어떤 전공 과목을 들었는지, 자신 있는 분야는 무엇이고 이를 통해 해당 본부에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작성한다. 지원자가 작성한 내용이 곧 면접 질문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영업/마케팅 직무의 경우 조금은 다르다. 작년엔 합숙면접을 진행했다. 해당 직군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했다. 위기 대처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전형에는 새벽까지 진행해야하는 조별과제가 있었다. 잠도 못자고 과제를 수행하다 보면 예민해지기 마련. 그러한 환경 속에서 지원자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황 과장은 “작년에 이러한 방식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서 올해 방식도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직군은 면접 시 별도 시험을 치른다. ‘손코딩 면접’이다.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주면 면접관 앞에서 코딩을 작성하는 방식. 면접에 들어가기 전 문제를 받고, 주어진 시간 동안 풀어내서 발표하는 방식도 있다. 지원자의 실질적 직무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2차는 임원 면접이다. 1차 면접에서 직무 역량이 검증됐다는 판단 하에 태도, 열정, 사회성 등 지원자의 종합적인 인성을 평가한다. 면접에 관해서는 “회사에서는 당장 쓸 수 있는 인력이 아니라 2~3년 투자해서 조직의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력을 선발한다.”며, “정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니까, 질문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역량을 갖추시길.” 당부했다.

채용 전제형 인턴도 노려볼 만하다. LG전자에서는 동‧하계에 R&D직무에 한해 인턴을 선발한다. 한 달 반가량의 인턴십이 끝나면 추가 면접을 통해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큰 결격사유 없다면 전환까지 이어진다. 황씨에 의하면 “수치를 공개할 순 없지만 꽤 많은 비율로 채용까지 전환되고 있다.”며, “공채에서 떨어졌다면 인턴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당부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유망한 인재를 ‘선확보’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자 노력중이라고. 4학년 졸업예정자 및 졸업자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한편, LG 계열사의 상반기 중복지원은 세곳까지만 가능하다. 인‧적성 검사는 공통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중복 지원하더라도 1회만 보면 된다. 또한 동일 본부에 1년 이내 재지원은 불가하다. 가령, 작년에 MC사업본부에 지원해 1차‧2차 면접까지 올랐다면 올해 같은 사업본부에 지원하게 됐을 때 자동으로 스크리닝이 돼 탈락 처리된다. 작년 서류‧필기 전형 탈락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끝) / urbanstitc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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