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글로벌 브리핑

프랑스 르 펜 국민전선 대표, 당선되면 취임 6개월간 EU 탈퇴 준비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올해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공약을 구체화하고 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올해 4~5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취임 첫 6개월 동안 EU 탈퇴와 유로화 단일통화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EU의 정책에 불만을 가진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통화 체제에 관한 논의를 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이들 국가와 그림자 통화 바스켓을 만들고, 프랑스 프랑을 부활시켜 바스켓에 연동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르펜 대표는 EU의 긴축 프로그램을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사례를 들며 자신의 계획에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는 화폐가 아니라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무기로 쓰이고 있다”며 “우리가 이런 위협 속에서 사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EU 탈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보다 훨씬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프랑스는 EU에서 두 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국가로, 독자 통화인 파운드를 사용하는 영국과는 달리 통화 체제를 건드려야 한다는 점에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프랑스 국민들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예측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투표 직후 시장조사기관 칸타 TNS가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EU로부터 더 많은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지만, EU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은 33%에 불과했다.

WSJ는 르펜 대표의 계획에 호의적이지 않은 다른 회원국과 이견을 조율하기에 6개월은 너무 짧기다는 점도 지적했다.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장 조레스 재단의 장이브 카뮈는 “영국은 다른 국가들과 큰 충돌이 없던 기성 정권의 주도로 탈퇴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르펜의 구상은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