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취재 뒷 얘기

곰인형 '리락쿠마'로 변신한 손학규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은정진 정치부 기자)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곰인형 캐릭터 ‘리락쿠마’. 일단 뭔가 잘 어울리진 않는 조합인데요. 그런데 손 전 고문의 과거 민생대장정과 지난 2년여간의 전남 강진 칩거생활이 최근 리락쿠마 인형의 모습으로 재현됐다고 합니다.

도대체 손 전 고문을 어떻게 곰인형으로 재현했는지 궁금해 지난 27일 전시회가 열린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 가봤습니다. 전시회 이름부터 손 전 고문의 담은 ‘'리락쿠마로 본 손학규, 그리고 손학규의 브라이스 매력알기’였습니다. 이 전시회는 손 전 고문의 지지자로 알려진 문화평론가 김연수 씨가 지난 6년간 수집해온 리락쿠마 인형 400여개를 손 전 고문의 책 ‘강진일기’의 내용 중 주요장면들을 재현한 것이었습니다.

인형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희귀 인형들도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키덜트(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와 관련한 전시회는 대형 백화점을 중심으로 열려왔지만 특정 정치인을 주제로 인형전시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었다는게 전시회를 개최한 김 씨 설명입니다. 100% 똑같이 재현한 것은 아니었지만 민심 대장정을 떠나는 손 전 고문을 담은 리락쿠마 인형부터 2006년 8월26일 전남 나주에서 트랙터를 타고 농촌봉사활동을 하던 손 전 고문의 모습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엮어 인형에 담은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방명록을 살펴보니 정치에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10대 여고생이나 20대 대학생들의 호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정치인 손학규를 전혀 몰랐는데 우연히 들어와 본 리락쿠마 인형들에 반해 손학규를 다시보게 됐다”는 글부터 “강진일기라는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글까지 남겨져 있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대학생 장 모 씨(26)도 “딱딱하게만 다가왔던 정치인들이었는데 이렇게 인형으로 표현돼 있어 좀 다가가기 편해진 것 같다”고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손 전 고문 측근은 “손 전 고문도 이런 전시회를 통해 자신이 좀더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지켜봤다”며 “앞으로도 국민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꾸준히 만들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손 전 고문이 리라쿠마 인형을 안고 활짝 웃는 사진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인형 매니아들에게는 다양한 리락쿠마 인형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방문객들이 인형 자체만 보지 않고 그속에 담긴 손 전 고문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이해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한 지지자의 열성어린 전시회가 대권을 꿈꾸는 손 전 고문의 이미지를 다시금 새롭고 친근하게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 / silver@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0(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