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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으로 진격하는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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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생활경제부 기자) 아마존이 중동 시장 진격에 나섰습니다. 중동 최대 온라인쇼핑몰을 인수하려고 나서면서인데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간 24일 아마존이 아랍에미리트 온라인몰 ‘스쿠닷컴’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인수하기위해 협상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스쿠닷컴은 ‘중동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온라인몰입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스쿠닷컴은 아랍에미리트(UAE)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2015년 기준 시장점유율 41%를 차지하는 1위 업체입니다. 이 시장에서 아마존은 12%를 점유하는 2위 업체입니다. 스쿠닷컴은 UAE 외에도 이집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7개국에 진출했습니다.

스쿠닷컴의 가격 10억 달러는 미국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 인수(9억2800만달러)나 영상 스트리밍 업체 트위치 인수(9억7000만달러)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이들 업체 인수당시 아마존은 업계 최고가를 제시해 화제를 낳기도 했죠. 아마존은 스쿠닷컴 지분 30%를 먼저 사들인 뒤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만들 계획입니다.

아마존이 이런 거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중동 온라인 유통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보급률이 높고 소득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중동 국가 국민들이 대부분 젊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은 주로 젊은 소비자층이 주도하는데요. 중동 국가 평균연령이 낮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중동 인구 중 28%가 15세~29세 입니다. 3명 중 1명은 청년이라는 얘기죠. 이란의 평균 연령은 29.5세, 아랍에미리트는 30.2세입니다. 한국 평균연령이 39.8세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 국가 국민들이 얼마나 젊은지 알 수 있습니다.

중동이 젊어진 데는 슬픈 이유가 있습니다. 전쟁과 내전을 겪으면서 젊은 층만 남게 됐기 때문입니다. 전쟁 직후 베이비붐 현상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베트남도 같은 이유로 경제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죠.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전이 종식되고(이라크) 경제제재가 해제되는 등(이란)의 변화로 중동지역 국민들의 전반적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중산층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15년 3600만명 정도였던 이라크 인구는 2050년에는 8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이란 인구는 2050년 9200만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미 소득수준이 높은 카타르, 쿠웨이트, UAE등의 국가는 고소득층이 많은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 여권이 신장되고 여성 경제참여가 늘어나면서 젊은 여성층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온라인 유통 지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10원 싸움에 매달리기보다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끝) /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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