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구글 딥마인드, 한층 똑똑해진 신경컴퓨터 개발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인공지능(AI)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연구진이 신경망 컴퓨터와 외장 메모리만을 이용해 복잡한 지하철 노선에서 최단거리 찾기 같은 뇌의 추론 기능을 모방한 AI 기술을 개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신경망과 기존 컴퓨터의 장점을 결합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정확도가 높은 고차원적 추론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기계학습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12일자에 발표했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로 이뤄진 일반 컴퓨터는 복잡한 대규모 자료를 처리하는데 유리하다. 최근 AI에서 주목받는 뇌 신경을 모방한 신경망 역시 기계학습을 통해 대규모 자료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특정한 패턴을 알아내는데 활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기술은 뇌 일부 기능에 국한된다고 설명한다. 즉 뇌는 한 두 개 의자만 보고도 전혀 다른 형태의 의자를 의자로 인식하고 처음 본 노선도를 보고도 빠르게 최단거리를 찾아내는 반면 신경망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뇌 연구자들은 뇌가 어떻게 이런 추론 능력을 갖게 됐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학습이 가능한 신경망과 컴퓨터에 들어가는 외장 메모리를 이용해 이런 능력을 가진 ‘미분가능 신경컴퓨터(DNC)’라는 독특한 컴퓨터를 개발했다. 이 컴퓨터는 신경망처럼 학습할뿐 아니라 일반 컴퓨터처럼 대규모 복잡한 자료도 처리할 수 있다. 연구진은 먼저 노선은 11개, 역 숫자만 270개인 런던 지하철 노선표를 학습하게 하고 스스로 최단 거리를 찾게 했다. 또 한 집 안의 가계도를 학습하게 한 뒤 누가 누구의 사촌인지를 맞추게 했다. 이밖에 서로 관련성이 있는 20개 질문과 응답을 만들어 학습도 시켰다.

그리고 질문과 응답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 내용을 통해 답을 유추할 수 있는 문제를 이 신경컴퓨터에 내서 풀게 했다. 각각 실험에서 이 신경컴퓨터는 99.8%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신경컴퓨터 연구에서 나타난 37% 정확도보다 약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일반 컴퓨터는 지하철 노선표를 보고 손쉽게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내지만 사람의 뇌를 모방한 신경망은 아직까지 스스로 이런 복잡한 문제를 풀지 못한다”며 “일반 연구자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가 나온 건 구글의 막강한 컴퓨팅 능력이 뒷받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끝) / kunt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