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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회계법인이 '축구특기생' 찾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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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증권부 기자) “축구선수 출신 회계사 없나요?”

최근 회계업계 ‘빅4’라고 불리는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대형회계법인의 회계사들을 만나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회계감사나 인수합병(M&A) 자문 등을 수행하는 회계법인에서 축구 잘하는 회계사를 찾는 것은 특이한 일인데요. 오는 6월 진행될 ‘4대 회계법인 축구대회’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축구대회는 매년 진행되는 대회로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합니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는 절대 강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안진회계법인’입니다. 안진은 12차례 진행된 대회에서 지금까지 7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2014년부터 2년 연속 우승팀이기도 하죠. 지난해에는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삼일회계법인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다른 회계법인들은 배가 아플 만도 합니다. 업무 외의 영역이긴 하지만 축구라는 경기의 승패여부에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특히 지난해 우승컵을 안진에게 내어 준 삼일회계법인이 칼을 갈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한 4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축구경기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도 대회에서 꼴찌를 했다거나 아쉽게 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쉽다”며 “가끔 축구 특기생을 채용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이들의 경쟁은 다른 때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축구가 아닌 실제 업무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죠. 최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회계법인 업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제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죠. 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거래를 따내기 위해 4대 회계법인은 서로 더 좋은 서비스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이벌과의 경쟁은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4대 회계법인이 축구처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 혜안을 줄 수 있는 회계 서비스를 제공하길 기대해 봅니다. (끝) /highkick@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3.2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