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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에 들썩이는 부동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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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연초 열린 디트로이드 모터쇼와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전시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자율주행차를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시범운행단지와 자율주행 실험도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율주행차 현실화에 부동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두 산업이지만 ‘주차장’이 엮이면서 향후 건물을 지을 때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건물을 지을 때 주차장 확보가 중요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한 가구당 차 한 대 이상 보유가 보편화되고,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출퇴근이 잦아지면서 주차대수를 넉넉히 보유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는 오피스빌딩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주차 수요를 위해 따로 세워진 주차타워가 제법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기관 투자가들이 주차장 용지를 대체투자처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공급한 주차장 용지는 낙찰가율이 200%가 넘을 만큼 주목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배우 김희애가 소유한 청담동 주차장은 월 수익 3000만원에 달한다고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될 경우 현재보다 주차장의 수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하루에 2~4시간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차해놓는 자동차를 사기보다, 필요할 때만 불러서 사용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그 경우 법정 주차대수가 바뀌어 주차장이 아예 없는 건물이 지어질 수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미리부터 새로운 건물 설계를 준비해야한다는 전문가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벌써부터 건물 내 주차장 수요가 줄어들어 주차장을 다른 용도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점차 주차장의 수요가 줄어들어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추측했습니다.

‘넉넉한 주차대수’를 내세우며 홍보하던 건물들이 곧 다가올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어떤 요소를 내세울지 기대가 되네요. (끝) /youngmoney@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0(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