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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과연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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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휘 금융부 기자)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에 대한 관심은 늘 뜨겁습니다. 혹시 일본처럼 우리도 ‘거품’이 꺼져 매입 가격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닌 지 걱정도 태산이고, 갈 곳 없는 시중의 거대한 유동자금을 굴리는 이들은 부동산을 여전히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할 지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가 고점’일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에도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 대박을 내는 시대는 지났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가계부채를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7·2 가계부채대책’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자만 갚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 방식으로는 쪽박을 찰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그런데 최근 만난 해외 대형투자사 대표의 말은 기존의 인식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어서 꽤 흥미로웠습니다. 요지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싸다’는 겁니다.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도쿄 등 세계의 주요 도시 아파트 가격과 비교해 보라는 겁니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한국’이 아니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투자가가 보기에 서울은 뉴욕, 홍콩 등 글로벌 도시와 비교해도 여러모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서울만 따로 떼내 1인당 GDP를 계산하면 글로벌 도시들과 비교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확한 통계는 계산해봐야겠지만 뉴욕이 서울의 10배를 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홍콩만해도 서울의 2배를 넘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도 아파트 가격만 놓고 보면 홍콩엔 한 채당 100억원을 넘는 곳들이 수두룩합니다. 뉴욕과 런던은 말할 것도 없고요.

발상의 전환이 때로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법입니다. 모두 부동산 시장이 고점이라고 생각할 때 되려 ‘세계 속의 서울’이라는 관점에서 부동산 투자에 접근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일 듯 싶습니다. (끝) / donghuip@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