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취재 뒷 얘기

편의점 숨은 매출 주역은 '컵얼음'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김병화 한경비즈니스 기자) 한국은 ‘편의점 공화국’이다. 2014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주요 편의점 브랜드 5곳(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위드미)의 점포는 2만6456개에 달한다. 골목 하나를 사이로 즐비하게 늘어서 1년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들은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유통 채널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으로 점포가 가장 많은 편의점 브랜드 ‘CU’의 매출을 분석하고 소비 형태 등을 살펴봤다.

CU가 제공한 ‘2015년 상반기(1월부터 6월까지) 상품 매출 현황(담배 제외)’에 따르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매출 1위 상품은 ‘참이슬(병 360mL)’이었다. ‘델라페 컵얼음’이 매출 2위를 차지했고 ‘바나나우유(3위)’, ‘레쓰비캔(4위)’, ‘츄파춥스 200(5위)’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상품은 1위가 아닌 2위였다. 바로 음료수를 담아 마시는 컵얼음 ‘델라페 컵얼음’이 주인공이다. CU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소주와 바나나우유·레쓰비캔·츄파춥스 등이 매출 ‘톱 3’ 자리를 놓고 경쟁해 온 편의점 시장에서 컵얼음이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라며 “현재 상반기 매출은 2위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인 여름 시즌 이후 하반기 매출까지 합치면 1위와 2위의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한 상품은 컵얼음이었다. 특히 여름철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컵얼음의 특성상 올해도 매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컵얼음의 탄생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2009년 첫선을 보인 컵얼음은 아이스 드링크를 사면 덤으로 주는 조연에 불과했다(아이스 드링크+컵얼음=1000원).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얇아진 지갑에 저렴한 편의점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컵얼음이 주연으로 거듭났다. 2009년 단품으로 출시한 컵얼음(400원)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고 2013년 왕좌를 탈환한 이후 현재까지도 그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스 드링크뿐만 아니라 일반 캔 음료나 주류 등 기타 상품을 넣어 먹는 식으로 컵 얼음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매출이 폭팔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회용 라이터(7위)’와 ‘미네랄워터(10위)’의 선전도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일회용 라이터는 올해 초 담뱃값 인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다. 일회용 라이터의 매출은 담배 매출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이에 따라 담뱃값 인상 직후 급격히 하락했던 담배 판매량의 회복세를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CU의 PB(Private Brand) 제품인 미네랄워터는 처음으로 매출 10위권에 진입했다. 생수 시장의 강자 ‘삼다수(6위)’를 상대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제주 삼다수는 850원, 미네랄워터는 500원이다. (끝)
/kbh@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