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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의 새 역사를 쓴 대한항공 KU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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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무인기의 새로운 역사가 열렸습니다. 10월 28일 대한항공이 제작한 사단 정찰용 무인항공기(KUS-9)가 ‘군용항공기 감항인증심의위원회’에서 형식인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무인기에 대해 형식인증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군용항공기 비행안전성 인증에 관한 법률’이 2009년 제정된 뒤 국내에서 항공기를 개발,운용하려면 비행안전성을 입증하는 형식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방위사업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감항인증기준(STANAG-4671)이 규정한 800여개의 설계기준에 따라 제대로 제작된 것을 확인하고 형식인증을 발급해준 것입니다.

KUS-9는 지난 1년간 공군과 육군,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의 전문가 31명으로 구성된 정부의 감항인증팀이 실시한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KUS-9는 군이 필요로 하는 작전요구성능(ROC)과 군수·정비지원 등 주요 항목을 평가하는 시험평가에서도 300여개 항목을 모두 충족시켰습니다. 군에서 사용해도 좋다는 ‘전투적합’ 판정을 지난달 29일 받았습니다. 한국의 전투환경을 고려해 군이 필요로 하는 정찰임무를 잘 수행할수 있다는 공식평가가 나온 셈입니다.

거슬러가면 대한항공의 무인기 도전은 2000년대 초반 시작되었습니다. 대한항공은 2004년 9월 당시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 아래 근접감시용 무인기 개발사업에 착수, 2007년 8월 무인기 KUS-7을 개발했습니다. 이어 2단계 프로젝트로 2009년 12월에 KUS-9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무인기는 사람이 타지 않기에 갑작스런 추락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약점을 감안해 KUS-9는 안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비행제어컴퓨터를 이중화한데 이어 고장진단시스템을 적용하고 영상을 기반으로 한 자동착륙시스템까지 채택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비행중 엔진이 꺼지는 상황에 대비.원격재시동 기능을 갖췄습니다. 비상회수를 위한 낙하산도 탑재했습니다.

통신 및 항법장비, 운용임무 통제장비 등을 국산화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국내 최고의 무인기 관련 전문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끝에 96%의 국산화율을 달성했습니다. 원활한 후속군수지원을 통해 기존 무인기의 가동률을 높이고 운용유지비도 낮출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간 무인기는 고장이 나면 외국산 부품이 수입될 때까지 지상에서 잠자야 했죠.

가장 큰 특징은 나쁜 기상과 야간에도 울퉁불퉁한 야지에 정밀하게 자동 이착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험준한 산악지형에서도 착륙지점으로 급강하할 수 있고 목표지점의 수십미터 이내에서 정지한 채 정찰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활주로를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곳이라면 유압식 발사대를 통해 이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군에서 현재 사용 중인 무인기와 체공시간이나 운용반경은 비슷한데도 크기와 무게를 절반으로 줄인 점도 돋보입니다.

KUS-9은 앞으로 육군과 해병대의 전후방 지역에 배치돼 24시간 우리의 땅과 바다, 하늘을 지키게 됩니다. 우리 군의 전력 증대와 국가안보에 기여할 것입니다. 수출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무인기의 성능이 공인돼 대외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18(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