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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자라 많이 팔리면 '두 번 웃는'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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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생활경제부 기자) SPA(제조·직매형 의류)가 많이 팔리면 ‘두 번 웃는’ 국내 기업이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입니다.

글로벌 SPA의 대명사 격인 일본 ‘유니클로’와 스페인 ‘자라’의 한국법인에 롯데쇼핑이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유니클로와 자라로부터 백화점 판매수수료도 받고, 두둑한 배당수익도 받고,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 지분 49%, 자라 한국법인 자라리테일코리아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매출이 급증한 두 SPA 브랜드는 최근 들어 본사에 수익을 이전하기 위해 배당금 지급을 본격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주주인 롯데쇼핑까지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게 된 겁니다.

롯데쇼핑은 FRL코리아에서 2011년 처음 35억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2년 117억원, 지난해 68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아 초기 투자원금(117억여원)을 이미 모두 회수했습니다. 2005년 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이 694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삼을 만큼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당분간 FRL코리아에서 적지 않은 배당금을 얻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는 자라리테일코리아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롯데쇼핑은 15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유니클로보다 늦은 2007년 한국에 진출한 자라 역시 지난해 매출이 2273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두 SPA 브랜드가 승승장구하자, 당초 합작법인으로 ‘자의 반 타의 반’ 옮겨갔던 롯데 임직원들은 주위에서 부러움을 산다는군요. 처음에는 잘 나가던 롯데백화점에서 낯선 합작법인으로 이동하는 게 마치 좌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요즘엔 완전히 달라졌다고 합니다.

유니클로의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애착을 갖고 한국에 들여온 브랜드입니다. ‘은둔형’으로 소문난 그는 부회장이던 2005년 유니클로의 한국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요. 이날 유니클로에 대해 “평소 많이 입어봤고 자녀들도 좋아한다. 한국에서 200개 매장 정도는 충분히 가져갈 수 있고 반응도 좋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니클로가 실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롯데쇼핑의 브랜드 골라내는 눈이 역시 남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0(토)